Posts

카카오가 둘로 쪼개진다. 근데 왜 주주들은 환영을 안 할까

솔직히 처음 이 뉴스 봤을 때 "또 카카오가 뭔가 했구나" 싶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건 단순한 구조 개편이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 카카오가 회사를 둘로 쪼갠다.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카카오, 왜 갑자기 회사를 두 개로? 카카오는 지난달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나누는 인적분할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인적분할이란 쉽게 말해 기존 주주들이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받는 방식의 회사 분리다. 주주 입장에선 가진 주식이 두 배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파이를 두 개로 나눠 주는 것이라 가치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그런데 카카오는 왜 이 카드를 꺼냈을까? 핵심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AI 시대에 필요한 실행 속도 확보. 카카오톡과 AI, 광고, 커머스를 하나의 축으로 묶어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둘째, 복합기업 할인(conglomerate discount) 해소. 다양한 사업이 한 지붕 아래 있으면 시장이 각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카카오AI vs 카카오X, 뭐가 다른가 분할 구조를 보면 이렇다. 카카오AI 는 신설법인으로, 카카오톡과 AI, 광고, 커머스 사업을 담당한다. 쉽게 말해 카카오의 '핵심 서비스'를 몰아준 회사다. 카카오X 는 존속법인으로, 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 등 테크핀과 콘텐츠, 모빌리티 계열사들을 관리한다. 카카오는 2030년 목표도 공개했는데, 숫자가 꽤 공격적이다. 카카오AI는 현재 연매출 2조 7천억원에서 2030년까지 6조원으로 두 배 이상 키우겠다고 했고, 카카오X는 연결 매출 10조원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합치면 16조원이다. 그럼 시장 반응은 왜 시큰둥했나 보통 기업 분할 소식이 나오면 주가가 오른다. 그런데 카카오 주가는 발표 직후 미적지근했다. 이유가 있다. 시장은 "실행력"을 보고 싶어 한다. 카카오는 최근 몇 년간 계열사를 줄이고 구조조정을 해왔는데, 이번엔 오히려 본체를 다시 쪼개는 방향이...

유럽 최대 제약사가 신약 개발에 클로드를 심었다. 한국 바이오는 지금 뭐 하고 있나

중국이 엔비디아 없이 해냈다. 자국산 칩으로 굴러가는 AI가 무서운 속도로 빨라지고 있다

한줄 요약: 중국 Z.ai가 내놓은 GLM-5.3-Flash가 엔비디아 GPU가 아닌 중국산 AI 가속기 10만 대 이상에서 돌아가고 있다. 2주 만에 처리 속도가 3배로 뛰었고, 토큰당 비용은 엔비디아 수준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그동안 "중국은 칩이 없어서 못 한다"던 전제가 흔들리는 순간이다. 솔직히 나는 이 뉴스를 보고 등골이 좀 서늘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중국 AI의 발목을 잡을 거라는 게 지난 2년간의 공식이었는데, 그 공식이 조용히 깨지고 있다. 중국 Z.ai의 GLM-5.3-Flash는 파라미터 3200억 개, 실제 구동에 쓰이는 활성 파라미터 180억 개짜리 모델이다. 숫자보다 중요한 건 이게 어디서 돌아가느냐다. 엔비디아가 아니라 중국산 가속기 10만 대 위에서 굴러간다. 2주 만에 3배, 이 속도가 무섭다 더 놀라운 건 최적화 속도다. 배포 후 2주 만에 처리량이 3배로 뛰었다. 하드웨어가 좀 뒤처져도 소프트웨어로 끝까지 쥐어짜면 따라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토큰당 비용이 엔비디아 GPU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대목도 그냥 넘길 수 없다. 성능이 좀 떨어져도 값이 싸면 시장은 움직인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중국 내수 시장에서는 더 그렇다. 그래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여기서부터가 우리 얘기다. 지금 한국 반도체의 최대 호재는 AI 칩에 들어가는 HBM 메모리 수요다. 그런데 그 수요의 큰 축이 "엔비디아 GPU가 계속 팔린다"는 가정 위에 서 있다. 만약 중국이 자국산 칩 생태계로 갈아타는 속도가 빨라지면, 엔비디아를 거치던 메모리 수요의 경로도 바뀐다. 중국산 가속기에도 HBM은 필요하니 한국 메모리에 무조건 나쁜 소식은 아니다. 다만 "누구를 통해 파느냐"의 판이 통째로 흔들릴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내가 주목하는 지점 중국의 발표는 늘 반쯤 걸러 들어야 한다. 3배, 엔비디아급 비용 같은 수치는 자기들 입으로 낸 것이고, 검증된 건 ...

구광모 회장이 젠슨 황 만나러 직접 날아갔다. LG 로봇 2027년 나오고 천안에 AI 공장 짓는다

8월 13일,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로 직접 날아갔다. 목적지는 엔비디아 본사. 젠슨 황 CEO와 마주 앉아 협약서에 서명했다. 내용은 세 가지다. 휴머노이드 로봇, AI 공장, 자율주행. 한 번에 다 엮었다. 2027년 1분기, LG 두 발 로봇이 나온다 LG는 2027년 1분기 안에 두 발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두뇌는 엔비디아 Isaac GR00T. 젠슨 황이 직접 "로봇의 ChatGPT 순간이 왔다"고 선언했던 바로 그 모델이다. 온보드 연산은 엔비디아 Jetson Thor가 담당한다. 안전 시스템은 NVIDIA Halos for Robotics인데, 업계 최초 풀스택 로봇 안전 시스템이라고 한다. 어렵게 생각할 거 없다. 핵심은 LG 로봇에 엔비디아 최상급 기술이 통째로 들어간다는 거다. 이미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굴러다니고 있다 말로만 하는 게 아니다. 올해 안에 LG 테네시 세탁기 공장에 바퀴형 로봇이 실제 생산 라인에 투입된다. 두 발 휴머노이드는 아니고 휠형이다. 개념 검증(PoC)이라고 부르지만, 실제 공장 라인에 로봇이 들어간다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다. 세탁기 만드는 공장에서 로봇이 일하는 장면을 상상해봤는가. 그게 올해 일어나는 일이다. 천안에 80MW AI 공장이 생긴다 하드웨어도 따라온다. 2027년 상반기에는 엔비디아 차세대 Vera Rubin 플랫폼 기반 레퍼런스 사이트가 구축된다.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 천안에 80메가와트짜리 AI 공장이 들어선다. 80MW가 어느 정도냐면, 중소도시 하나 전력 소비랑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서 물리적 AI, 즉 로봇의 기초 모델을 훈련시킨다. 모듈식 공법으로 지어서 건설 기간도 20% 이상 줄인다고 한다. 자율주행까지. LG가 차 안에 들어간다 LG가 차를 만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차 안에 들어가는 두뇌를 만들겠다는 거다. 엔비디아 Drive Hyperion 플랫폼 기반으로 AI 자동차 컴퓨...

GS 회장이 직접 나섰다. 동해에 아시아 최대 AI 데이터센터 짓겠다는 30조 베팅

오늘 이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숫자를 두 번 확인했다. 30조 원. 데이터센터 하나 짓는 데. GS그룹 허태수 회장이 오늘(9월 17일) AI 데이터센터 생태계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장소는 강원도 동해시. 규모는 2.4기가와트(GW). 아시아 최대다. 얼마나 큰 건지 감이 안 잡히는 사람을 위해 2.4GW가 얼마나 큰 건지 실감하기 어렵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네이버가 엔비디아랑 손잡고 야심 차게 추진 중인 AI 공장이 최대 1GW다. GS가 짓겠다는 건 그 두 배가 넘는다. 엔비디아 최신 GPU 수십만 개를 동시에 돌릴 수 있는 규모다. 총 부지는 23만 1천 평방미터.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80%에 해당한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짓는다. 단계적으로 간다. 2028년 1.2GW, 2029년 나머지 1.2GW 한 번에 다 짓는 게 아니다. 1단계로 2028년까지 1.2GW를 완성하고, 2단계로 2029년까지 나머지 1.2GW를 채운다. GS는 이미 'GS AI 인프라'라는 전담 자회사도 만들었다. 직접 투자만 30조 원이고, GPU 장비까지 포함한 총 사업 규모는 120조 원으로 추산된다. 한국 GDP의 6%가 넘는 금액이 강원도 동해 한 곳에 집중된다는 얘기다. GS가 왜 데이터센터냐고 물을 수 있다 GS그룹 하면 보통 편의점(GS25), 정유(GS칼텍스), 건설(GS건설) 생각한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게 완벽한 조합이다. GS파워 - 전력 발전과 공급 GS건설 - 대규모 시설 건설 GS칼텍스 - 냉각 시스템용 기술 데이터센터의 3대 핵심 과제가 전력, 건설, 냉각이다. GS는 이 세 가지를 이미 갖고 있던 거다. 계열사를 총동원하면 된다. 허 회장이 어제오늘 생각한 게 아닌 거다. 스타트업도 같이 키운다 재미있는 부분이 또 있다. GS는 이 데이터센터를 스타트업 증명의 장(proving ground)으로도 활용하겠다고 했다. 9월 16일 열린 '...

SK하이닉스가 또 앞서나갔다. 16단 HBM4 양산, 삼성은 지금 뭐하나

또 SK하이닉스다. 이번에도 삼성보다 빨랐다. HBM4 16단 48GB 양산 시작 신호가 세 회사 중 SK하이닉스에서 가장 먼저 감지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게 왜 중요한지, 그리고 삼성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짚어봤다. HBM4 16단이 뭔지부터 HBM(High Bandwidth Memory)은 AI 칩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다. 엔비디아 GPU 하나에 수십 GB씩 붙어 있는 그 메모리. HBM3E까지 나온 상태에서 HBM4는 한 단계 더 나아간 차세대 규격이다. '단(tier)'은 메모리 칩을 얼마나 높이 쌓느냐를 뜻한다. 12단이 36GB, 16단이 48GB. 단수가 높을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고, 전력 효율도 올라간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에는 이 16단 48GB HBM4가 탑재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먼저 양산 시작했다 실리콘 분석 업체들의 공급망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48GB 16단 HBM4 대량 출하를 시작한 신호가 가장 먼저 감지됐다.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공급망에서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건 실제 물량이 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11.7Gbps라는 업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HBM4 16단을 이미 CES에서 처음 공개한 바 있다. 그게 이제 실제 양산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12단 36GB에서 용량이 33% 늘어난 고밀도 사양이다. 삼성과 마이크론은 지금 어디에 있나 세 회사를 비교하면 이렇다: SK하이닉스: 12단 HBM4 양산 중, 16단 HBM4 양산 시작 (가장 앞서) 마이크론(Micron): 3월부터 12단 HBM4 양산 돌입, 16단은 샘플 발송 단계 삼성전자: 2월부터 HBM4 생산 라인 가동, 12단 최종 검증 단계 (가장 뒤) 삼성이 HBM4에서 여전히 검증 단계에 있다는 건 사실상 1등 자리를 빼앗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HBM3E 때부...

삼성SDS가 해냈다. 앤트로픽이 한국 기업한테 처음으로 인정해준 그 등급의 의미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 소식 봤을 때 "또 보도자료 홍보 기사 아냐?" 싶었다. 근데 이건 좀 달랐다. 삼성SDS가 국내 기업 최초로 앤트로픽 '클로드 파트너 네트워크(CPN)' 셀렉트 티어(Select Tier) 파트너가 됐다는 뉴스, 그냥 파트너십 맺은 거랑은 급이 다른 얘기다. 클로드 파트너 네트워크, 그게 뭔데? 앤트로픽(Anthropic)은 요즘 AI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회사 중 하나다. 오픈AI 출신들이 만들었고, GPT-4에 맞서는 클로드(Claude) 시리즈를 만드는 회사. 최근 클로드 소네트 5, 오퍼스 5 같은 최신 모델들이 나오면서 기업 AI 도입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클로드 파트너 네트워크(CPN)는 앤트로픽이 직접 검증한 기업 파트너 프로그램이다. 아무 회사나 들어올 수 없고, 공인된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실제 기업 환경에서 클로드 기반 서비스를 구축·운영한 경험을 입증해야 한다. 그 중에서 '셀렉트 티어'는 그걸 실제로 해본 회사들만 받는 등급이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SDS가 처음이다. 그것도 국내 최초가 아니라, 앤트로픽이 한국 기업한테 준 첫 번째 셀렉트 티어다. 왜 삼성SDS인가? 타이밍이 있었다 삼성SDS는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앤트로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그게 2달도 안 됐는데 셀렉트 티어까지 받은 거다. 빠른 편이다. 배경을 보면 이해가 된다. 삼성SDS는 이미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을 통해 클로드 모델을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클로드를 그냥 파는 게 아니라, 기업이 도입할 때 필요한 컨설팅, 구축, 운영, 기술 지원까지 한번에 해주는 '원스톱 AI 도입 체계'를 이미 운영 중이었다는 얘기다. 앤트로픽 입장에서는 한국 기업 시장을 공략하려면 그런 파트너가 필요하다. 클로드를 직접 도입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영어 중심의 앤트로픽이 한국 기업들 하나하나를 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