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둘로 쪼개진다. 이게 진짜 기회일까 함정일까

어제 카카오 이사회 발표를 보고 잠깐 멈칫했다. '카카오가 둘로 쪼개진다고?' 처음엔 또 뭔 구조조정인가 싶었는데, 내용을 파고들수록 이건 단순 분할이 아니라 카카오가 10년 만에 꺼낸 가장 큰 승부수라는 걸 느꼈다.

카카오가 왜 갑자기 쪼개지나

2026년 8월 21일, 카카오는 이사회에서 회사를 카카오AI카카오X로 인적분할하는 안을 의결했다. 카카오톡과 AI 사업에 집중하는 신설법인 '카카오AI', 금융·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를 거느린 존속법인 '카카오X'로 나뉘는 구조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카카오는 그동안 '카카오 디스카운트'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아 왔다. 2026년 8월 기준 국내외 증권사 SOTP(Sum of the Parts) 컨센서스 평균으로 카카오그룹의 잠재가치는 34조 2000억 원인데, 실제 시가총액은 16조 8000억 원에 불과했다. 17조 원 이상이 '증발'한 상태였던 거다.

AI 따로, 투자 따로. 이게 해법이 될 수 있을까

분할의 핵심 논리는 간단하다. AI 사업과 투자·자회사 사업이 한 지붕 아래 있으면 각각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 기반의 AI 서비스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카카오X는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계열사를 품은 투자지주회사로 전환한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에선 "드디어 카카오가 숨겨둔 가치를 드러낼 때가 됐다"는 기대감이 있고, 또 다른 쪽에선 "쪼개봤자 실적이 안 받쳐주면 의미 없다"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 노조는 이미 "경영진이 책임경영 의지를 공동 체제로 증명해야 한다"며 교섭 구조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카카오AI가 진짜 해야 할 일

나는 사실 카카오X보다 카카오AI의 방향이 더 궁금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국내 최강의 메신저 플랫폼을 갖고 있다. 월간 사용자 수 기준으로 대한민국 사람 거의 전부가 쓰는 앱이다. 여기에 AI를 제대로 얹으면 무엇이 가능할까.

이미 카카오는 '카나나' 같은 AI 서비스를 테스트해왔다. 근데 솔직히 지금까지 보여준 AI 서비스들은 기대에 많이 못 미쳤다. 이번 분할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AI 투자를 집중화하는 계기가 된다면, 다음 1~2년이 카카오AI의 진짜 승부처가 될 것 같다.

주주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기존 카카오 주주는 분할 비율에 따라 카카오AI 주식 0.36주와 카카오X 주식 0.64주를 각각 받게 된다. 두 회사가 상장되면 합산 시가총액이 기존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계산이다. 하지만 분할 후 유동성이 분산되고 양쪽 모두의 실적이 명확히 드러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선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각각의 사업을 들여다봐야 한다.

카카오 디스카운트가 사라질지, 아니면 분할 프리미엄이 생길지. 그건 결국 카카오AI가 실제로 '쓸만한 AI'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말만 그럴듯한 AI 서비스로는 시장을 못 속인다. 이번 분할이 카카오의 진짜 부활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구조조정 이벤트로 끝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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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카카오AI와 카카오X 중 어느 쪽이 더 기대되나요? 분할이 카카오 주가에 호재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악재라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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